목말라서 판 셀프 번역 우물
역전재판6 발매기념특별기획 - 모든 것은 팬을 위해: 개발자 인터뷰 한국어 번역(1) 본문
안녕하세요.
역재6 발매특집호에 딸린 6문 6답은 이미 번역했었지만, 인터뷰와 캐릭터 탄생비화는 양이 양인지라 번역을 할지말지 고민했었는데... 아무래도 역재4와 역검2, 역재6 번역을 기다리시느라 지루하실 것 같아 무료함을 조금 달래드리고자 개발진 인터뷰 번역을 준비해왔습니다.
원래는 인터뷰 네 파트를 전부 번역한 후 글을 공개하려 했으나, 그러면 또 작업이 길어질 것 같아 반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이번 글은 인터뷰의 두 번째 파트까지 번역한 내용입니다.
역재4, 역검2, 역재6은 여전히 번역중이니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원문: Nintendo Dream ニンテンドードリーム v.267/July.2016 pp.5-10
이 글은 닌텐도 드림 2016년 7월호 '역전재판6 특별기획 ~플레이하고 알게 된 '집대성'이라고 부르는 이유' 3부작의 첫 번째 파트를 번역한 것입니다.
- Part1. 모든 것은 팬을 위해: 개발자 인터뷰
- Part2. 메인 캐릭터와 그들 각각의 이야기: 캐릭터 탄생비화
- Part3. 야마자키 디렉터가 직접 쓴: 나루호도 무엇이든 사무소 "6문 6답"
- 3-1 나루호도 부녀 편
- 3-2 오도로키&코코네 편
역전재판5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만,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이하 내용은 본문입니다.
드디어 발매된 최신작의 정보를 찾아, 오사카에 있는 캡콤 본사에 직접 찾아갔습니다!
이제는 낯익은 개발자분들과 잔뜩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신작 『역전재판6』 대특집, 인터뷰로 시작합니다!
디렉터 - 야마자키 타케시
DS 『역전검사』 시리즈에서 디렉터, 『역전재판5』에서 시나리오 디렉터를 담당했으며, 이번 작품에서 다시금 디렉터를 맡았다. 입사 이래 계속 『역전』 시리즈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현재는 퇴사했습니다.)
프로듀서 - 에시로 모토히데
디렉터를 거쳐, DS 『역전재판2 Best Price』 부터 프로듀서를 맡았다. DS 『역전검사』 시리즈, 3DS 『역전재판5』 를 비롯한 시리즈 전체의 프로듀스를 맡고 있다.
CO디렉터 - 후세 타쿠로
DS 『역전검사2』 의 이벤트컷 작화, 3DS 『역전재판5』 의 아트 디렉터를 거쳐, 이번 작품에서는 아트 디렉터 겸 CO디렉터가 되었다. 야마자키 씨와 실무현장을 담당하고 있다.
쿠라인 왕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더블 주인공 나루호도 류이치 & 오도로키 호우스케가 법정에 서다
억울한 죄를 뒤집어쓴 의뢰인을 구하는 변호사 나루호도 류이치가 타고난 태클과 허세로 증인의 모순을 무너뜨리고, 진실을 밝혀내는 법정배틀 『역전재판』 시리즈. 지금까지의 타이틀과 마찬가지로, 게임은 탐정 파트와 법정 파트로 나뉘어 진행된다. 탐정파트에서는 재판에서 이기기 위한 정보나 증거품을 모으고, 그것들을 무기삼아 법정파트에서 상대 검사와 맞서싸우게 된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역전재판4』에서 처음 등장한 나루호도의 부하, 오도로키 호우스케가 주인공으로 합류한다는 것이다. 두 주인공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등장하는 캐릭터나 게임 내 시스템은 물론이요, 역대 타이틀 중 가장 큰 볼륨을 가진 시나리오 등, 시리즈의 집대성 작품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루호도는 쿠라인 왕국으로 가 변호사가 존재하지 않는 법정에 선다. 시리즈의 근간을 이루는 '영매'를 축으로 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쿠라인 왕국의 공주 레이파. 그녀가 행하는 「영혼의 이끎」 을 무너뜨리는 것이 곧 증인을 구할 단서가 된다.
―오도로키의 후배, 키즈키 코코네. 일본에서는 파트너 코코네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일본의 법정에서는 소장이 없는 「나루호도 무엇이든 사무소」 를 책임지는, 3년차 변호사 오도로키가 활약한다.
자신있게 선보이는 넘버링 최신작
일동
앗삐랏케(※ 『역재6』 쿠라인 왕국어로 '안녕하세요')~
―지난 번 인터뷰(3월호)에서는, 『역전재판6』(이하 『역재6』)의 개발 상황에 대해서 잔뜩 말씀을 들었으니, 이번에는 후세 씨도 모셔 더욱 구체적으로 게임 내용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드디어 발매하게 됐네요.
에시로
그렇네요. 『역재6』 에 대한 자신감을 갖은 채로 발매를 기다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역재5』 를 플레이하신 유저 분들의 반응을 살펴본 후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분들의 요청이나 건의를 꽤 의식한 게임 디자인이 되었죠. 처음부터 그 점을 염두하고 제작해서인지, 「용케 이런 내용을 만들었구만」 하는 반응을 얻어 당당히 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격스러운 일이죠. 벌써부터 플레이를 끝내신 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실지 기대되네요.
―야마자키 씨는 지금 심정이 어떠신가요?
야마자키
이번 작품은 『역재5』 에서 일구어냈던 서사의 흐름이 확실하게 한데 묶이게끔 만들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경험을 최대한 살렸다고 할 수 있겠네요. 플레이어분들께서 좋아하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두고 계속 만들어왔고, 다소 모험적인 요소도 넣기도 해 결과적으로는 균형잡힌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분명 재밌게 플레이해주실 거란 자신감이 무척이나 넘치기도 하고,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부분을 여러분께서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네요. 반응이 기대됩니다.
―한 발 앞서 게임을 즐겼었는데, 팬들이 좋아할 포인트가 계속해서 나오고, 모든 에피소드에서 신선한 충격도 있었어서 깜짝 놀랐었네요.
야마자키
이번 작품을 만들 땐 팀원 전원이 모여 아이디어를 낸 다음, 그걸 「전부 넣어버리자!」 는 마음가짐으로 만들었으니까요. 용케도 하나로 잘 정리됐구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인지 제작진으로서는 정말로 『역재6』 이 집대성이란 느낌이죠. (강한 어조로) 빨리 플레이어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싶네요.
―후세 씨는요?
후세
두 사람이 벌써 대부분 다 말해버렸네요.
일동
(웃음)
후세
개인적으로는 『역재5』 때 할만큼 했다고 느꼈었지요. 하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 캐릭터 디자인이나 게임 배경 설정을 비롯한 여러가지에 도전할 수 있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이니, 지금까지 계속 게임 속 무대가 됐던 일본의 풍경을 이어나가면서도, 다른 나라라는 부분이 추가되어 새로운 도전이 되었었죠. 디자인도 플레이어분들께서 좋아하실만하게 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빨리 실제로 플레이해주시고 감상을 들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후세 씨는 『역재5』 당시부터 맡으시던 아트 디렉터에 겸해, 이번엔 CO디렉터까지 담당하게 되셨네요. 변화된 역할로서 참여하신 새 게임 제작은 어떤 느낌이셨나요?
후세
업무야 아트 디렉터로서 작화 부문을 살펴보고, 야마자키가 도쿄 쪽에 가 있는 동안 오사카에 있는 개발 팀을 살피는 역할을 했단 느낌이네요. 이런 점에선 『역재5』 당시 보다도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역재5』 의 개발 실적과 경험을 살리는 게 중요하기도 했고,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했어서 어느정도 마음의 여유가 있었어요. 『역재5』 때는 진짜 처음 겪는 일들이 많았어서인지, 그 때에 비하면 이번 작품 때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겠구나」 하는 게 보였죠. 그 덕에 업무량은 늘었지만 제대로 확인작업에도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야마자키 씨는 지난번 취재에서 「후세 씨가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고 하셨었지요.
후세
(야마자키를 보며) 진짜요?
야마자키
당연하죠. 팀의 협동심이 큰 것도 있지만, 그 중심이 되어준 게 후세였으니까요. 그 점에는 뭐 (힘차고 큰 목소리로) 무척이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거 볼드체로 써주세요!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자신감과 나름의 노하우가 있으시기 때문에, 얼굴 표정도 밝게 피신 거군요.
야마자키
꽤나 기대치를 높여버렸단 느낌이 들긴 하지만요(웃음). 하지만 그만큼 하나가 되어 만든 거니까요, 빨리 플레이하실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역전재판5』 를 즐긴 플레이어들의 바람에 응답하다
그 마요이가 9년만에 등장!
―발매 전 정보 중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걸 꼽자면, 역시 마요이가 나온다는 발표라고 생각해요.
에시로
그렇네요.
―발매일 공개와 딱 맞아떨어지는 완벽한 발표 타이밍이었네요.
에시로
그건 일부러 그랬습니다. 제 할일이 어느 타이밍에 어느 요소를 알려 얼마나 사람들의 호응을 얻느냐 하는 것이잖습니까. 그래서, 이번 작품의 내용을 봤을 때 마요이가 무척 임팩트 있는 요소라고 생각했었네요. 『역재5』 때 이미 「마요이는 언제 나오나요?」 하는 의견을 잔뜩 받았으니까요.
―그렇군요.
에시로
실은, 그래서 『역재6』 제작이 결정되었던 때부터 「마요이를 넣자」 고 이미 정해뒀었습니다.
야마자키
그랬죠. 「이제 마요이를 등장시키자」 에서 『역재6』 이 시작됐네요. 『역재5』 에서도 지나가듯이 이름이 나왔었는데, 그 때의 반응도 굉장했었거든요.
―아, 하루미 말씀이시죠.
야마자키
마요이의 편지를 가져다주는 장면을 넣었었죠. 그것만으로도 플레이어 분들의 반응이 엄청났었으니까, 이번 작품에서 등장시킨다면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네요.
에시로
그래서 발매일 공개 때 가장 반응이 뜨거울 거라고 생각했어서, 생방송으로 『역재6』 발매일과 마요이의 등장을 동시에 발표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발표하고 나니 제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열렬한 반응이 돌아와 솔직히 깜짝 놀랐었죠.
―엄청났었죠.
에시로
발표했을 때 트위터 타임라인에 '마요이'란 글자가 무척 많았죠. 마요이가 유저 분들께서 이렇게나 등장을 원하시는 캐릭터였구나~ 싶었습니다. 유저 분들의 뜨거운 반응이 실시간 트렌드 단어로 이어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네요.
―두 분도요?
야마자키 & 후세
그랬었죠~
후세
그 때는 에시로랑 야마자키 두 사람이 생방송에 출연하고 있었으니, 저는 유저 입장에서 즐기고 있었거든요. 댓글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걸 보고 있으니 무척 짜릿했어요(웃음).
야마자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한 일이죠.
―그러고보니, 『역재5』 를 개발하실 땐 마요이를 등장시키려고 하시진 않았던 건가요?
야마자키
한 타이틀에 담을 수 있는 내용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마요이를 『역재5』 스토리에 넣어버리면, 분량이 너무 오버됐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역재5』 에서는 마요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깊게 파고들지 않고 넘버링 시리즈를 이어가는 방향으로 지시했었어요.
에시로
그리고 『역재5』 는 코코네의 존재감이 크고, 코코네가 스토리의 핵심과도 관련이 있었기 때문에 마요이를 넣게 되면 함께 등장시킬 캐릭터로 누굴 골라야할지 결정해야한다는 문제가 있었으니까요.
후세
그렇죠. 게다가 『역재5』 에서는 나루호도도 미츠루기도 '부활조'라고 할 수 있는 포지션이었잖아요.
―그건 그렇네요.
후세
그렇게 되서, 역시 서사의 흐름상 마요이는 등장시키고 싶어도 등장시킬 수 없었다고 하는 게 더 맞겠네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마요이가 등장할 타이밍으로 잡았습니다.
―『역재5』에서 나루호도와 나루호도의 사람들을 묘사했기 때문에 『역재6』 에서 마요이가 등장할 수 있었다는 거네요. 그나저나, 마요이 본인이 등장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
야마자키
넘버링 시리즈에선 『역재3』 이후로 처음이네요.
에시로
『검사』 시리즈에서 살짝 나오기는 했지만, 메인 캐릭터로서 제대로 등장한 건 정말이지 오랜만이죠.
―어른이 된 마요이. 방송된 애니메이션 파트와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지 모른다.
『역전재판6』 은 집대성을 넘은 집대성
―지난번 인터뷰에서 「『역재6』 은 집대성이다」 라고 말씀하셨었죠.
에시로
그야말로 『역재5』 에서 보여드린 집대성을 넘은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클리어까지 해봤는데 말이죠...
야마자키
어, 어떠셨나요?
―정말 말씀하신 대로더라구요!
야마자키
다행이다!
―그런데, 한 가지 신경쓰이는 점도 있더라고요.
야마자키
뭐, 뭔가요.
―이거, 이제 차기작 발매 못하는 거 아닌가요?
일동
(웃음)
에시로
아니 정말로(웃음). 야구로 말하자면, 매번 온 힘을 다해 투구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어깨가 부서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던지기는 했으니까요.
―'집대성'이라는 방향성은 처음부터 생각하셨던 건가요?
에시로
원래는 그렇지 않았어요. 그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역재5』 를 플레이하신 분들의 요청에 응답하려고 했었죠. 여러분께서 바라셨던 걸 작품 내에서 미처 다 그려내지 못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처음 잡았던 방향성은 그걸 마저 다 풀어내는 걸 목표로 잡았었습니다.
―유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한 게임을 만들고 싶으셨단 거군요.
에시로
그렇죠. 마요이도 그렇지만, 「과학수사를 하고싶다는 의견을 받았으니까 이번에 넣자」 처럼, 가급적 바람에 응하려고 하다보니, 점점점점...
―집대성이 되어버렸단 거네요(웃음). 그럼, 게임 시스템도 원래는 전부 수록하실 생각은 없으셨던 건가요?
야마자키
「과학수사」 는 처음부터 넣을 생각이었죠. 그 대신 지금까지 있었던 시스템은 버린다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뭐라고 해야할까, 역시 전부 넣고싶잖아요!
―시리즈 내에서 지금까지 나왔던 시스템들이 전부 들어있어서, 「대박―」 이란 말밖에 안 나왔었네요.
에시로
넣을 수 있는 만큼 넣고싶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후세
(두 사람을 보며) 이 둘이 하도 「넣자 넣자」 라고 해댔거든요.
일동
(웃음)
야마자키
특히 『역재』 는 시스템과 캐릭터가 한묶음이잖아요.
―그렇죠. 예를 들어 오도로키 군이 등장한다면...
야마자키
「"꿰뚫어보기" 안 할 거야!」 라고 할 수는 없단 거죠. 그래서 게임 시스템을 버릴 수 없었던 거기도 해요.
―게다가, 그런 상황에 새로운 시스템 「영매 비전」 도 추가가 된 거군요.
에시로
듬뿍듬뿍 쌓였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놀라웠던 건, 이정도로 이런저런 시스템이 한데모여있는데도 위화감 없이 작중에서 등장했어서, 오히려 템포가 좋았던 점이네요. 모든 시스템이 적절하게 스토리와 이어져서, 플레이어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작정하셨구나 싶었을 정도였어요.
야마자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쁘네요. 쿠라인 왕국과 일본이라는 두 가지 무대를 준비한 건, 그런 의도도 있었거든요. 두 곳 사이의 균형을 잡는 건 꽤 힘들었지만요.
―시스템과 메인 스토리는 어떤 식으로 연결지으셨던 건가요?
야마자키
더블 주인공 체제를 취한다는 거나, 마요이를 등장시킨다는 목표가 처음부터 있었으니, 이 목표에 어떻게 시스템을 조화롭게 녹여내야 제일 좋은 밸런스가 맞춰질지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예를 들어 더블 주인공이니, 따로따로 떼어놓는 편이 활약하기 좋으니 두 주인공의 무대를 분리하면 좋겠네, 한 쪽의 무대를 영매의 나라로 하면 마요이도 등장시킬 수 있겠다, 처럼요. 이런 식으로 팀 전체가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낸 아이디어를 합쳐 큰 틀을 잡았습니다.
―그러셨군요. 처음에 큰 골격을 잡으신 후에 시스템을 배치했기 때문에, 모든 게 밀접하게 이어질 수 있게 된 거네요.
에시로
그렇죠. 실은 시나리오의 구성도 『역재5』 의 반성점 중 하나였으니까요. 스케줄 문제도 있었지만, 게임을 만들면서 플롯을 썼기도 했어서 설정이 앞뒤가 맞지 않거나 시간대가 섞이는 일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역재6』 은 우선 스토리를 제대로 정해두고 시작하기로 했었습니다.
야마자키
각 에피소드는 담당자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 쓸 수 있도록 하되, 그 전에 전체적인 플롯을 짜 큰 흐름을 정한다, 는 제작방침이었죠.
―설계도를 그린 후 세세하게 채워나간다는 거군요.
야마자키
그래서 이렇게 에피소드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는 구성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이건 스포일러기 때문에 쓸 수는 없지만, 『역재5』 를 플레이하신 분들이 많이 요청하셨던 ●●한 부분(※)에 대한 것도, 확실한 대답이 『역재6』 에 나왔었지요.
(※ 정말로 원문이 '●●な部分'입니다.)
야마자키
맞아요, 거기도 그랬죠. 아무래도 저나 다른 직원분들도 『역재5』 의 이런 점이 문제였으니까 이번 작품에서는 이런 식으로 해보자, 하는 생각을 처음부터 하고 있었거든요. 어찌저찌 깨끗하게 마무리해 만들었네요.
『역전재판6』 에 등장하는 시스템
영매 비전
피해자의 사망 직전 몇 초 전의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레이파가 피해자의 기억과 감각을 읽고 해설하는 「영혼의 이끎」과 이 영상 사이의 모순점을 찾는다.
3D 지문검출
과학 수사 방법의 한 종류. 증거품을 회전시키며 지문검출 가루를 뿌리고, 이것을 털어 지문을 검출한 후, 지문 데이터와 조합한다.
사이코록
상대의 비밀이 자물쇠로 형상화되어 보인다. 증거품을 제시해 자물쇠를 해제하면 진실을 들을 수 있다.
꿰뚫어보기
상대가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무의식적인 습관을 지적한다. 꿰뚫어보면 새로운 증언을 끌어낼 수 있다.
심리 스코프
목소리에서 감정을 읽어내 증언과 모순되는 감정을 「기쁨, 분노, 슬픔, 놀람」 중에서 찾아내 지적한다.
생각루트
법정에서 밝혀진 사실을 재검토해 정리한다. 올바른 루트를 선택하면 진상에 다다를 수 있다.
가장 큰 개선점은 「조사가능한 부분의 증가」
―시나리오 구성 외에, 『역재5』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수용해 개선하신 점은 있으셨나요?
에시로
조사할 수 있는 곳을 좀 더 추가했었지요. 이건 꼭 해야겠다 싶었어요. 애초에 왜 『역재5』 에서 이 부분을 잘랐냐하면, 3D 탐정파트에서 사건현장을 3D로 조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네요. 3D로 모든 공간을 조사할 수 있게 된단 건, 반대로 말하면 한정된 공간을 다른 시점에서 볼 수 있게 되는 것뿐이라, 실제론 지금까지 나온 타이틀과 비교해도 조사가능한 부분의 양은 달라지지 않았어요.
야마자키
그렇죠. 조사하기 버튼이 뜨는 횟수 자체는 똑같았어요.
에시로
하지만, 유저 분들의 입장에선 3D 탐정 파트 이외의 장소에선 조사하기 메시지가 잘린 것이니까, 총 횟수가 줄어든 것처럼 느끼시는 거죠. 유저 분들의 플레이 감각에 메시지의 양이 부합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군요.
에시로
그래서, 이번 작품에선 그 부분의 양을 늘렸기 때문에 개발비 증가는 피할 수 없었네요. 당연히, 개발팀도 그만큼 많은 조사 멘트를 구상해야만 했었기 때문에, 노력도 시간도 걸리긴 했었죠. 조사하기 메시지를 확실하게 넣어 예전 작품과 같은 조사 파트를 되살리자고 처음부터 정했었습니다.
야마자키
조금만 더 보충하자면, 『역재5』 에서 조사하기 메시지를 없앤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개발진 입장에선, 유저 분들께서 빨리 탐정 파트를 끝내고 법정 파트로 가고싶으시겠지 하고 생각해 게임을 디자인했었거든요. 특히 『역재5』 는 오랜만에 발매하는 넘버링 작품이니 역재 시리즈를 모르시는 분들도 유입될 것을 고려해서, 탐정 파트에서 헤매거나 소모되는 시간이 길어져 귀찮아하시지 않게끔 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론 유저 분들이 원하시던 것과는 달랐었네요.
에시로
평가가 갈리긴 했었죠. 척척 진행되는 게 좋다던 분도 많이 계셨어요. 하지만, 역시 시리즈 초기 때부터 오랫동안 즐겨주신 분들도 여전히 이번 작품을 플레이하시고 계신단 사실을, 이번에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역재6』 은 이 두 유저층이 모두 만족할 수 있어야만 했죠. '새로 시리즈를 플레이하시는 분들이 만족하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줄곧 시리즈를 지지해주신 유저 분들께서 주신 불만을 해소하자', 라는 것도 중요한 개발 포인트였습니다.
―이번 작품의 조사하기 메시지는, 내용적으로도 유저 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 속 세계에 대해 알고싶었던 부분도 어느정도 있었고, 지금까지 등장했던 캐릭터들 간의 접점에 대한 것도 잔뜩 있었었네요.
야마자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노력한 보람이 있네요.
에시로
그러니, 부디 이곳저곳 팍팍 조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담이지만, 이 중에는 야마자키 씨께서 『역재5』 팬북에 써두신 게 들어가있기도 하고, 게임 내에선 다뤄지지 않은 소재도 가득했었죠. 팬이라면 무심코 피식 웃을 요소도 많았었고요.
야마자키
용케 그런 매니악한 부분을 눈치채셨네요(웃음).
―조사하기 메시지. 어느샌가 수사는 뒷전으로 두고 이곳저곳 조사해보고 싶어지죠.
도전했기에 도달할 수 있었던 새로운 연출의 경지
―이번 작품에선 쉴틈없이 이어지는 연출과 더불어, 음악도 무척 풍부했었죠. 곳곳에서 적절하게 나오는 각각의 테마곡을 들으니, 소름이 돋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아직 2화를 플레이할 때였는데도 「『역재6』 은 모든 에피소드가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었어요.
야마자키
감사합니다. 그런 연출과 관련된 전반적인 부분에서, 후세의 영향력이 무척 컸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을 만들 때 후세는 기획구성부터 아이디어 마련까지 함께 해줬어서, 그 덕을 많이 봤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그걸 바로 하나하나 그림으로 그려줘서, 이미지를 통해 개발진 간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해줬죠. 그 중엔 버려진 것도 많긴 하지만, 이게 바로 이번 작품의 높은 완성도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에시로
후세는 그림도 게임 내용도 무척 잘 알고 있어서, 유저 분들이 여길 플레이하시면 이렇게 생각하실테니, 이런 연출을 해볼까, 같이 유저의 반응을 고려한 판단도 해줬었습니다.
야마자키
게다가 게임도 엄청 좋아하잖아요.
후세
감사합니다(웃음). 전 제가 그림을 그리는 건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란 입장이거든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CO디렉터로서 게임을 만드는 것에도 관여할 수 있었어서, 힘들지만 무척 기뻤습니다. 게임 개발 쪽에도 공헌하고 싶어서 꽤 힘냈었어요.
야마자키
연출은 물론이고 시나리오에도 의견을 줬었죠. 그리고, 예고 영상 같은 곳은 아트 디렉터로서 꼼꼼하게 검토해줬었고요.
―게다가 쿠라인 왕국과 일본, 각 나라 법정의 연출도 다르잖아요. 「증언시작」 같은 글자 연출이나 게이지 디자인 등등... 나유타의 법정 모션도 그랬었죠. 나유타의 손으로 나비가 날아오는 연출이 다른 걸 보고 놀랐었어요. 쿠라인 왕국에선 멀쩡히 날아오던 나비가, 일본에선 환영이 되어있었으니까요.
야마자키
물론,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 쓰긴했죠(웃음).
―어, 왜 웃으시는 건가요?
후세
사실, 일본의 법정에선 그걸 어떻게 연출할까 하는 것 때문에 애를 먹었었거든요.
야마자키
쿠라인 나비는, 일본엔 없잖아! 이건 환영으로 연출할 수밖에 없겠다, 싶었죠.
일동
(웃음)
―성지에서 떨어져서 그렇구나 싶었어서, 이렇게 세세하게 설정을 잡아놓다니 대단하다, 하고 감동했었었는데...
후세
물론, 최종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시게끔 연출했었죠.
―그렇군요. 하지만 이런 새로운 연출이 등장하는 와중에도, 시리즈의 전통적인 연출 또한 재판 파트에서 많이 나왔었네요.
에시로
그렇죠. 새로운 시도를 이것저것 많이 해봤습니다. 그 왜, 작년에 『대역전재판』 이 발매됐었잖아요?
―그랬었죠.
에시로
『대역전재판』의 연출도 상당히 공을 들여 새로운 연출을 많이 했었죠.
―눈의 움직임 같은 게 대단했었어요.
에시로
그렇죠. 그런 새로운 연출을 이미 유저 분들께서 접하셨으니,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 놀랄만한 걸 준비해야겠다 싶었어요. 이렇게 되면 『역재5』 를 기초로 한 연출은 약하니, 연출과 그림 부분을 더 강화해달라고 요청했었습니다. 그랬더니 대단한 결과를 내줬지 뭐예요.
야마자키&후세
그야 그렇겠죠.
일동
(웃음)
<쿠라인 왕국과 일본의 연출 차이>
―왼쪽이 일본, 오른쪽이 쿠라인 왕국의 법정이다. 배경, 그리고 곳곳에서 드러나는 연출의 차이에 주목해보자.
다음 인터뷰 챕터인 "그저 캐릭터를 늘리는 것에서 크치지 않고, 각각의 등장에 의미를 담았다" 와 "지지해주신 팬 분들께 개발진의 대답을 제시해드릴 수 있었다"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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